애플의 중흥을 이끌고 있는 앱스토어를 보고 있자면 1980년대 아타리를 문득 떠올리게 한다.
개인적으로는 당시에 어렸기 때문에 나중에 회고되는 이야기를 보고서야 알았지만, 당시 아타리는 게임기로 플랫폼 사업을 하고 컨텐츠의 개발과 유통은 누구에게나 오픈 했던 모양이다.

결국 수준 미달의 게임이 범람하여 수질 관리가 안된 나이트 클럽처럼 시장 자체가 붕괴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시장 환경속에서도 닌텐도는 "수질 관리 체계" - 서드파티 제도를 잘 운영하여 오히려 시장의 주도권을 잡게 되었다.

1980년대에도 잡지의 랭킹 시스템 등을 통해서 저질 SW의 구매가 어느 정도 필터링 되었을 것 같기도 하지만 현실은 매장에서 케이스만 보고 구입하는 유통 프로세스 때문일지 역부족이었나보다. 아니면 닌텐도의 빛나는 상위권 SW 보유량이 아타리의 몰락을 가속했을까?

요번 아이폰OS 4.0 발표 때 애플의 포스톨 부사장은 수 천개 수준인 PSP와 NDS의 게임 갯수를 언급하고 아이폰에서 구동되는 게임의 숫자가 10배 이상이라고 이야기 했다고 한다.

단지 게임에 한정하지 않더라도 아이폰에는 사용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의 숫자가 너무 많다.
분야별로 잘 나가는 SW가 2~3개 정도 있을 때까지는 건전한 경쟁이 되는 것 같지만 지금의 아이폰은 선을 넘은 것 같다. 마치 채널이 5만개 있는 케이블TV에 가입한 것 처럼... 아마도 안드로이드는 선을 더 넘어 달려 갈 것 같다. 사실 5천개 남짓의 게임을 출시한 닌텐도 DS마저도 최근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컨텐츠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 시점에서..
앞으로 몇년간의 컨텐츠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은, 컨텐츠 제작 시장은 오픈 시켜놓고 결과물과 사용자를 연결시키는 것이 될 듯 하다. 일종의 수질관리 비즈니스.... 이것이 아타리 쇼크를 비즈니스 기회로 이용하는 본질인 듯 하다.

콘솔게임 유통에서는 닌텐도가 그것을 담당했고, 웹사이트 유통에 있어서는 구글과 야후재팬과 네이버가 하고 있는 것.

컨텐츠의 한가지 분야인 게임 유통에 있어서는 소위 "퍼블리싱" 업체가 그런 역할을 일정부분 해가고 있는 듯 하지만, 공짜에서 2~3달러 이내의 온라인 게임 유통과는 성격이 약간 다른 것 같다. 오히려 충성도 있는 사용자 그룹을 가지고 있는 페이스북, 믹시, 모바게, 그리등의 회사가 한 걸음 앞서고 있는 게 아닐까. 그리고 애플이 아이폰OS 4.0 발표와 함께 진출을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한국에서는?
글쎄... 아직까지는 이런 패러다임으로 접근하는 회사는 없는 것 같다.
다만 매사에 컨텐츠의 "유통 플랫폼"임을 주장하는 NHN이 일면 비슷한 사고를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수질관리 시스템 부분에 있어서는 자의건 타의건 간에 방조 하는 컨셉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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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1 15:27 2010/04/1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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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구글은 안드로이드가 그 옛날의 윈도우가 걸어왔던 길을 걸어가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Apple][+와 Z80기반 기종과의 관계에 더 유사할 것 같다.

딱히 애플의 하드웨어가 동시대의 Z80 기반 머신보다 훌륭한 것은 아니었지만 성능을 200% 끌어낸 소프트웨어나 주변장치가 정말 많아서 그 시대의 르네상스를 이끌었었다.
반면 Z80 기반의 머신들은 CP/M이라는 OS를 통해 미묘하게 스펙이 다른 머신들에 폭넓게 이식되어 있었기 때문에 매우 제한적인 표준 하에서 개발 해야만 했으므로 기계 성능을 충분히 이끌어 낼 방도가 애초부터 없었던 것 같다. (소프트웨어를 많이 팔려면 디스플레이나 사운드, 입력장치 모두 최저 스펙을 타겟으로 만들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멋진 소프트웨어가 나오기가 어렵게 되고 그만큼 하드웨어 구매욕도 떨어져서 선순환 구조를 가져가기 어렵게 된다1)

그럼 관점을 MacOS와 Windows로 바꾸면 어떤가? 개인적으로 윈도우에서 최초의 완성도 있는 제품으로 생각하는 것은 Window NT 4.0부터다. 그럼 그 전까지는 왜 윈도우를 썼느냐고? 90년대초중반에 중상급 수준의 PC는 200만원 내외에 풀 셋을 장만할 수 있었지만 맥은 부품의 개별 성능 관점에서만 보면 더 떨어지는 제품을 400만원은 넘게 줘야 했다. (가격이 2배 차이이기도 하지만 200만원 차이이기도 하다. 같은 2배라도 10만원과 20만원이었으면 다른 문제가 된다. 그러고 보면 PC 가격 대비 맥이 참 많이 싸졌다 -_-;)
그리고 또 윈도우에서는 MS-DOS 기반의 소프트웨어가 제한적이나마 구동 가능해서 맥에서만 사용 가능한 윙즈와 같은 엘리트 소프트웨어가 없어도 (지금의 MS 엑셀과 같은 UI와 컨셉을 수립한 스프레드 시트) 로터스 123나 볼랜드 쿼트로같은 대체품이 이미 많이 쌓여 있었고 널리 보급된 호환기종을 등에 업고 계속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럼 후발 주자이면서도 호환성을 보장하기 어려운 여러 하드웨어에 "앞으로" 포팅될 안드로이드는 그때의 어설픈 윈도우가 약점을 보완 할 수 있었던 그것과 같은 무언가를 가지고 있을까? 좀 구형이라 할지라도 당장 쓸 수 있는 이미 쌓아놓은 소프트웨어가 많은가?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한개 만들면 당장 많이 팔 수 있을 만큼의 호환기종이 이미 많이 팔렸을까? 가격이 아이폰보다 200만원쯤 싼가? 배터리가 두 배쯤 가거나 네트웍 속도가 두 배가 나올까? 내가 새로 산다면 왜 안드로이드를 사야할까?

벌써부터 말들이 많다.
외부 메모리 확장이 막혀있다고 해도 최저 기종도 8GB의 메모리가 지원되는 iPhone과는 달리, 수십기가 외장메모리가 사용 가능하다는 안드로이드 기반 제품인 모토로이는 프로그램 설치 가능한 공간이 100M정도란다. 외장메모리를 장착해도 그건 데이터 저장 전용이란다. 요즘 닌텐도 DS용 소프트도 512Mb(보통 게임기는 Bit로 메모리를 표현하므로 64M정도)짜리가 나오는 세상인데 이거 두 개 설치하기에도 벅차다. 
차차 업그레이드 될거라고 한다고 해도 그럼 안드로이드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사람은 가장 최신 기종에서만 돌아가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인가? 몇 개나 팔려고? 모토로이가 안 팔리면 모토로라도 다음 버전 제품을 출시하기 힘들거다. 느낌상 악순환의 고리가 이미 하나 시작됐다.

차라리 안드로이드폰보다 혹은 윈도우모바일7폰보다... 3G와 GPS와 가속센서를 탑재한 닌텐도DS의 다음 버전이 나온다면 그게 히트하지 않을까? 1억개는 충분히 팔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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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렇다고는 해도 몇몇 킬러 애플리케이션의 존재에 힘입어 애플에서도 CP/M을 올릴 수 있는 애드온 보드가 팔리는 정도의 인기를 누리기는 했다. 이건 어떤 면에서 더욱 애플을 사야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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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1 22:29 2010/03/11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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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드래곤 퀘스트(이하 드퀘)를 처음 접한 것은 아마 80년대 말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 MSX판 드퀘 2였다. 사실상 95%의 개인용 컴퓨터가 IBM-PC 호환기종인(이제는 이런 말도 조금은 어색하다) 지금과 달리 그 시절에는 매우 여러가지 호환성 없는 제품들이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치고 있었다.


80년대, 그때가 게임의 르네상스 시대가 아니었나 한다. 지금 MMORPG의 시초가 되는 많은 게임들이 그 무렵 선을 보였다. 이 중에서 애플과 IBM, 아미가, 아타리를 비롯한 미국계 컴퓨터에서 인기를 모았던 울티마, 마이트 앤드 매직, 바즈테일 시리즈 등이 있었고, PC98을 필두로한 FM시리즈, MSX, 샤프의 X시리즈와 게임 콘솔로 양분된 일본 시장에서 인기를 모았던 게임으로는 드퀘를 비롯하여 파이널 판타지(이하 파판), 이스, 드래곤 슬레이어 시리즈 등이 있었다. 인기의 척도는 판매량은 물론이고 얼마나 많은 기종으로 이식이 되었는가이기도 했다.


울티마 4의 충격이 워낙 대단했기 때문에 이후에 나오는 RPG는 모두 그 그늘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그나마 드퀘와 파판의 경우 닌텐도의 패밀리라는 게임 콘솔을 기반으로 시리즈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궤적을 그리며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콘솔은 입출력 장치, 화면 해상도, 사운드 성능, 저장 장치에 있어서 개인용 컴퓨터와는 서로 다른 강약점이 있었다)



지금은 세상이 Windows 기반 하드웨어와 OSX기반 하드웨어, PS3, Wii, XBOX360, DS, 아이폰의 7기종 정도가 주연이 된 것 같다. 아이폰을 필두로한 비호환 휴대기기들이 점차 많이 팔리면서 제 2의 르네상스가 조금은 기대된다.


어쨌거나 그때는 일본말을 거의 못 했기 때문에 단순 반복 노동도 정말 많이 했다. 결국 맵의 절반 정도를 클리어 했을때 포기하고 말았다. (일본 잡지에 소개된 맵을 복사해서 얻었다!) 지금은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을 정도의 일본어는 가능하게 되었지만, 게임을 하면서 쉽게 피곤해 지는 것으로 보아 아직은 멀었나보다. -_-;


20년에 걸쳐서 10대에 즐겼던 게임의 속편을 30대 말인 지금에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꽤 즐거운 일이다. 비록 처음 몇시간 플레이 이후로 각종 핑계로 못 하고는 있지만... (그 점은 요즘 리메이크 방영중인 충격! 마징가 Z도 마찬가지!!!)



드퀘의 오프닝 뮤직인 Overtune march는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게임 음악 5위 안에 꼽을 수 있는 중독성이 있다. 분명 게임 플레이중의 음악을 더 많이 들었을 터인데 오프닝이라니... 그러고 보니 코나미의 히노토리(火の鳥:불새)도 오프닝 음악이 더 기억에 남아 있다. 그런가 하면 팔콤의 이스 2(YS 2)는 마을에서 배경음악으로 쓰였던 음악이 좋았다. 그냥 단순히 취향에 맞는 음악을 좋아하는건가 보다. -_-;


전 시리즈를 통해 향수를 자극하는 오프닝 뮤직과 DS라고는 믿을 수 없는 기술적 완성도를 보여주는 드퀘9이지만 한글화가 안 되는 것은 조금은 아쉽다.


P.S.

드퀘 9의 부제목인 "星空の守り人"는 직역하면 별하늘의 수호자가 되는데 한국말에는 없는 표현인 듯 하다. 개인적으로 이런 말이 게임과 함께 수입되어도 새로운 개념과 함께 한국어도 역시 풍성해진다고 생각하지만... 아마도 또 누군가는 일본색이 짙은 말이라 하여 반대하겠지. 대체로 "밤하늘의 수호자"로 번역 하는 것이 일단은 대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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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3 21:07 2009/09/13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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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루루 2009/09/13 23:00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울티마IV는 타시카니 쇼우게키!!
    드퀘9는 2/3까지 가서 방치중...털썩..

  4. 루루 2009/09/13 23:07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셀리즈/꼼꼼하시긴 ㅋㅋ 수정했슴다. 울티마는 I부터 XI까지 다 실행은 해봤지만 제대로 클리어한것은 III,IV,V,VI 정도군요 ^^
    그중 가장 재미있었던건 역시 IV네요~!

  5. miujc 2009/09/14 14:11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주말에 갑자기 시간이 생겨서ㅋㅋ DQ9을 집중적으로 했는데, 아직까지 클리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어깨와 머리가 아픔)
    좀 도와주실래요...?